그루터기 신앙

이사야 6:8~13

남유다 이스라엘 백성의 멸망에 관한 메세지를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이사야 선지자.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심판과 멸망의 메세지를 전하라 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그 메세지를 듣고 회개하고 돌이켜 회개할까 염려하신다는 말씀을 하신다. 왜인가? 사실, 그것은 마지막 때의 하나님의 회개와 돌이킴으로의 초청을 의미한다. 그리고, 오늘 말씀 본문에서 ‘그루터기 신앙’은 ‘부활 신앙’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심판과 멸망의 모습은 상수리나무가 베어져서 황폐하게 되고, 그루터기만 남게 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상수리나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상수리나무는 이스라엘 백성이 자랑으로 삼고, 의지하던 것들, 우상과 물질적인 풍요로움, 그리고 군사력을 의미한다. (이사야 1:29, 에스겔 6:13)

사실, 인간은 본성적으로 마음이 둔하여 일상의 삶 속에서는 하나님 말씀을 들어도 깨닫지 못하다가, 그와 같이 삶이 고난과 고통으로 황폐하게 될 때야, 삶의 위기 순간들을 닥쳐서야, 하나님의 말씀과 경고를 깨우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꾸던 인생이 도끼질을 당할 때에야, 내가 기뻐하던 그 상수리나무가 쓰러질 때, 그 때서야, 우리는 진정 우리의 현실을 보게된다. 하나님으로부터 회개와 돌이킴의 초대를 깨닫게 되고, 부활의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C.S.루이스는 ‘고통의 문제'(The Problem of Pain, 1940)의 저서를 통해 고통의 문제를 서술했지만(“고통은 잠자는 세상을 깨우는 하나님의 메가폰”), 자신의 아내, 조이(Joy)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내 집이 단 한 번의 타격에 무너졌다면, 그것은 그것이 카드로 만든 집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그동안 쌓아왔던 신앙은 카드로 만든 집처럼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후에 자신의 신앙적 회의로 인하여 N.W. 클러크라는 가명으로 ‘헤아려 본 슬픔’ (A Grief Observed, 1961)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 책에서 ‘하나님은 과연 어디에 계시는가” ‘하나님은 잔인한 우주의 가학자’라고 표현하기까지 하였다. 결국 루이스는 그 절망의 밑둥이에서 깨닫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믿어왔던 것은 진정한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이 상상하여 만들어 낸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였던 것이다. 그의 지성적인 논리와 명성이 잘려나가고 나서야, 그는 있는 그대로의 진정한 하나님을 대면하게 된다. 그는 탁월한 식견으로 고통에 관하여 저술했지만, 정작 자신이 고난을 겪고 나서야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나고 대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상수리나무가 도끼에 의해 베어졌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단지 황폐함, 심판과 멸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시는 것이다. 그것은 ‘전정'(pruning; 가지치기)로서, 나무의 생존의 에너지를 재분배하여, 나무의 수명을 늘리고, 결실을 극대화 하는 전략이다. 나무의 가지가 너무 무성하면, 뿌리에서 흡수한 양분이 모든 잎사귀와 잔가지로 분산되는데, 이를 정단우성(apical dominance)의 분산이라 한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중요한 열매를 맺거나 줄기를 굵게하는 데는 사용할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가지치기를 하게 되면, 양분이 핵심 줄기와 뿌리 근처의 잠재아( laten bud; 숨은 눈)에게 깊이 전달하게 되는 방법이다. 그루터기 위에서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부활을 통한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의미한다.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이사야 11:1~5)

그러나, 모든 그루터기에서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자라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믿음의 뿌리가 굳건한 그루터기여야 한다. 우리의 신앙, 말씀과 기도, 찬양과 감사를 통해 믿음의 뿌리가 생명의 근원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로 제대로 뻗어나가야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뿌리가 뻗어있는 ‘땅’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다. 뿌리가 땅을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땅이 뿌리를 굳건히 뿥들고, 영양분을 공급해주신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인생의 무성한 잎사귀에 가려 주님을 보지 못했던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때로는 우리 삶에서 상수리나무가 베어지는 고통을 겪지만, 이것은 우리를 죽이려는 심판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려는 하나님의 거룩한 전정임을 믿습니다. 모든 것이 잘려 나간 것 같은 황폐함 속에서도 우리의 뿌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계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게 하소서. 이제 세상이 아닌 주님께 믿음의 뿌리를 깊이 내리게 하시고, 우리 삶의 그루터기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소망의 새순이 돋아나게 하소서. 고난을 넘어 부활의 열매를 맺게 하실 주님을 신뢰하나이다.

Leave a Reply

Discover more from ELAWTICE

Subscribe now to keep reading and get access to the full archive.

Continue reading